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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용지질학/지질학

한반도(한국)의 공룡화석 총괄(해석)

고지중해 2023. 2. 25.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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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양승영 경북대 교수가 경남 고성군 덕명리 해안가의 진동층에서 한국 최초로 공룡 발자국을 발견했습니다. 그로부터 40년간 우리나라에선 공룡을 비롯해 중생대 백악기에 살았던 생물들의 다양한 발자국 화석이 발견되면서 세계 최초로 밝혀낸 비밀이 상당한 수준입니다. 

고생물학자는 어떻게 화석에서 생물의 정보를 알아낼까요. 임종덕 국립문화재연구원 박사는 “현장에 도착하면 한 마리가 걸어간 길인 ‘보행렬’을 가장 먼저 찾는다”며 “보행렬이 없으면 얻을 수 있는 정보가 매우 한정적이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보행렬을 발견한 후엔 좌우 발자국을 찾아 발자국별로 번호를 매기고, 걸어간 방향을 알 수 있도록 방위를 표시합니다. 이후 발자국의 모양대로 발자국 지도를 그리고, 3D 디지털 데이터로 정밀 기록도 남깁니다. 그러면 자연적인 풍화나 침식으로 화석이 사라지더라도 원형을 그대로 복원할 수 있게 됩니다.

보행렬에서 발자국 화석의 ‘모양’은 발자국의 주인을 찾는 단서입니다. 공룡인지 개구리인지, 공룡이라면 두 발로 걷는 육식공룡 수각류인지 네 발로 걷는 초식 공룡 용각류인지 등 생물의 종류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발자국의 ‘길이’를 알면, 발끝부터 골반까지의 높이를 추론할 수 있습니다. 양쪽 발 사이의 거리인 ‘보폭’을 알면 보행 속도도 유추할 수 있습니다. 이때 발자국의 길이를 이용해 골반의 높이를 구하는 알렉산더 공식과, 보폭과 골반 높이로 이동 속도를 구하는 툴번의 공식 등을 사용합니다. 

초식 공룡은 발톱이 말발굽처럼 뭉툭하지만 육식 공룡은 발톱이 뾰족하고 사나워 발자국 화석을 보면 발자국 주인이 어떤 종류의 공룡인지 알 수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임종덕 박사는 “경북 의성에서 아기 공룡 2마리가 아장아장 걸어간 발자국 화석이 발견됐는데, 이는 세계적으로 아주 특이한 경우였다”며 “보통은 무게가 많이 나가야 발자국이 잘 찍혀서 큰 공룡의 발자국이 많은데, 작고 가벼운 아기 공룡의 발자국도 남았다면 미세 점토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추측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는 당시의 퇴적 환경과 해당 종이 서식했던 서식지 환경도 발자국 화석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했습니다. 또 “이렇게 분석된 발자국이 기존에 발견된 발자국인지, 새롭다면 비슷하고 다른 점은 무엇인지 모두 다 디테일하게 분석해 ‘신종’으로 등록한다”고 밝혔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발견하지 못했던 지구의 역사를 최초로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은 고생물학자의 큰 기쁨일 것입니다.

Q남해안에서만 볼 수 있나요?

임종덕 "지질학적 특성에 따라 우리나라는 경상도 쪽에 특히 중생대 백악기 지층이 많이 분포되어 있어요. 반면 수도권에는 중생대 지층이 거의 없죠. 강원도에는 중생대 지층이 아예 없고 고생대 지층만 있어요. 그래서 대부분 중생대에 살았던 동물의 발자국 화석은 남해안 쪽에서 발견되는 거예요."

 Q. 우리나라에서 뼈 화석보다 특히 발자국 화석이 많이 발견되는 이유가 뭘까요?

임종덕 "첫째, 뼈는 한 동물에 하나지만, 발자국은 여러 개를 남기기 때문이에요. 둘째로, 몽골이나 중국, 미국에 비해 뼈 화석이 적게 발견되는 건 우리나라는 땅이 작기 때문이죠. 그런데 단일 면적당 공룡 발자국 수가 많고, 그 종류도 매우 다양하게 발견되고 있는 건, 그만큼 한반도가 공룡들이 살기 좋은 환경이었다는 의미예요. 세 번째 이유는 한국의 지형, 지질 특성 때문이에요. 우리나라는 당시 남해안엔 거대한 호숫가가 있어 모래나 자갈밭보다 발자국이 잘 남을 수 있는 환경이었어요. 뼈 화석은 동물이 한꺼번에 휩쓸려 파묻히는 범람원에서 잘 발견된답니다."

화성 뿔공룡 골격 화석.

화성시 전곡항에서 발견된 '화성 뿔공룡(코리아케라톱스 화성엔시스) 골격화석'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공룡 골격 화석 중에서는 국내 최초이다.

이 화석은 지난 2008년 시청 공무원이 전곡항 방조제 주변을 청소하던 중 발견해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으로 공룡 뒷다리부터 꼬리까지 완벽하게 보존된 희귀 화석이다.

이후 서울대 이융남 교수의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발견된 각룡류(뼈공룡)로 국제적 인정을 받았으며, 화성시의 이름을 따 '코리아케라톱스 화성엔시스'라 명명됐다.

연구에 따르면 해당 뿔공룡은 과거 1억2000만년 전 중생대 백악기 전기에 살았으며, 몸길이 약 2.3m에 높고 납작한 꼬리를 가지고 두발로 걸어 다닌 것으로 추정된다.

한반도에 수많은 공룡발자국이 발견됐지만, 뿔공룡의 존재가 밝혀진 적이 없는 상태에서 해당 화석은 백악기의 비밀을 밝히는 열쇠로 여겨진다.

화석은 현재 '공룡알 화석산지 방문자센터'에 전시돼 누구나 관람이 가능하며, 시는 해당 공룡을 모티브로 '코리요'라는 캐릭터를 만들어 시정 홍보에 적극 활용 중이다.

정명근 화성시장은 "한반도 최초의 뿔공룡이자 대한민국 대표 공룡화석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매우 기쁘다"며, "앞으로도 체계적인 보존과 활용으로 시민들에게 널리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이름의 첫 공룡 ‘코리아노사우루스보성엔시스’  
   비봉리에서는 2003년 5월 공룡 골격 화석이 발견되면서 또 한 번 세상을 놀라게 했다. 한국공룡연구센터(소장 허민) 발굴팀은 2010년 11월 8500만년 전 한반도에 살았던 토종 공룡을 복원해 공개했다. 세계 최초로 한국 이름을 딴 공룡 ‘코리아노사우루스보성엔시스’가 탄생한 순간이다.

학명에 한국 이름이 최초로 들어간 코리아노사우루스 보성엔스시

육식공룡알 옆에서 알 낳은 간 큰 초식공룡 정체는?  

 

전남 신안군 압해도 해변. ‘공룡박사’ 허민(62·한국공룡연구센터장) 전남대 교수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멈춰 섰다. 13년 전 육식공룡알이 발견된 언덕 옆에서 또다른 형태의 공룡알들로 보이는 조각이 눈에 띄어서다.  

황급히 주저앉아 알 조각을 살펴보던 그는 탄성을 질렀다. 과거 발견된 육식공룡의 알둥지 옆에 있던 화석이 거대한 초식공룡 알이어서다. 허 교수는 “긴 곤봉형인 육식공룡알과 달리 초식은 원형이나 럭비공에 가까워 육안으로 구별된다”며 “통상 포식자인 육식공룡을 피해 알을 낳는 초식공룡 행태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 압해도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 곳서 육식+초식공룡알, 세계 첫 발견

백악기 시대 대표적인 육식공룡 티라노사우루스와 초식공룡인 브라키오사우루스. 지난 19일 전남 신안군 압해도 해안에서는 2009년 대형 육식공룡이 발견된 곳에서 대형 초식공룡알이 추가로 발견됐다. 

백악기 시대 대표적인 육식공룡 티라노사우루스와 초식공룡인 브라키오사우루스.  전남 신안군 압해도 해안에서는 2009년 대형 육식공룡이 발견된 곳에서 대형 초식공룡알이 추가로 발견됐다. 사진 한국공룡연구센터발견된 공룡알 조각은 곧바로 전남대에 있는 한국공룡연구센터로 옮겼다. 압해도 해변에 있던 화석이 초식공룡 알인지를 명확히 분석하기 위해서다. 이날 공동발굴에는 목포자연사박물관 연구팀도 참여했다. 앞서 두 연구팀은 2009년 압해도에서 대형 육식공룡 알둥지를 발굴해 공동복원했다.  

두 연구팀은 공룡알 형태분석과 전자·편광현미경 작업을 통해 대형 초식공룡알임을 확인했다. 커다란 육식공룡과 초식공룡이 같은 장소에 알을 낳은 게 최초로 확인된 순간이다. 이런 현상은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2009년 대형 육식공룡알에 이어 지난 19일 전남 신안군 압해도 해안에서 추가로 발견된 대형 초식공룡알들. 

2009년 대형 육식공룡알에 이어 지난 19일 전남 신안군 압해도 해안에서 추가로 발견된 대형 초식공룡알들. 프리랜서 장정필연구팀은 이번에 발견된 공룡알 크기가 직경 15㎝ 정도인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온전한 크기가 복원되면 국내에서 발견된 가장 큰 초식공룡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인근에서 13년 전 발견된 육식공룡알(30~40㎝)은 티라노사우루스만한 대형 공룡의 것으로 분석됐다.  

허 교수는 앞서 발견된 육식공룡 알둥지와 초식공룡알의 거리가 약 120m라는 점에 큰 의미를 둔다. 알의 위치만 봤을 때 거대한 육식공룡과 초식공룡이 한 곳에서 살았음을 뒷받침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티라노사우루스만한 육식공룡과 브라키오사우루스만한 초식공룡이 같은 곳에서 공존했다는 가설이 성립하는 셈이다.

2009년 대형 육식공룡알에 이어 지난 19일 전남 신안군 압해도 해안에서 추가로 발견된 대형 초식공룡알들. 프리랜서 장정필

일반적인 초식공룡알의 단층 촬영 모습. 사진 한국공룡연구센터

압해도 공룡알·공룡뼈 발굴이 백악기 때 한반도의 기후·환경을 보여주는 단초가 될지 주목된다. 다양한 공룡시대 화석자체가 공룡들과 생명체들의 서식지였다는 근거가 될 수 있어서다. 이는 8000만년 전 목포 앞바다 일대가 공룡들의 생존과 번식에 최적지였다는 가설을 뒷받침할 열쇠가 될 수 있다.   

국내에서는 1972년 경남 하동군 수문리 해안에서 공룡알 화석이 최초로 발견됐다. 이후 15개 이상 지역에서 공룡알 화석이 발견됐지만 육식공룡과 초식공룡의 알, 공룡뼈 화석 등이 한 지역에서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허 교수는 “이번에 발견된 대형 초식공룡알은 풍화나 마모 정도가 높지 않은 점으로 미뤄 백악기 시대 대규모 공룡알 둥지가 묻혀져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백악기 당시 공룡 산란지 환경이나 고환경·고생태를 해석할 수 있는 중요한 지역임을 시사하는 증거”라고 했다.

2009년 발견된 압해도 육식공룡알 둥지

 

2009년 대형 육식공룡이 발견된 곳에서 지난 19일 초식공룡알이 추가로 발견된 전남 신안군 압해도 위치도. 

목포 앞바다인 압해도가 공룡연구지로 부각된 시기는 2009년 11월로 올라간다. 한국공룡연구센터 측이 이 일대 지질환경을 조사하던 중 공룡알 둥지 화석을 발견했다. 당시 목포자연사박물관과 공동으로 진행된 조사에서는 크기가 1.5m에 달하는 둥지 3개와 30여 개의 공룡알, 파편 등이 무더기로 나왔다.  

국내 최대 육식공룡 알둥지 화석은 2011년 5월 일반에 공개됐다. 1년 6개월에 걸친 복원을 거쳐 지름 230㎝, 무게 3t의 둥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 둥지 화석은 크기 41~43㎝에 이르는 국내 최대 육식공룡알 19개가 포함된 상태였다. 당시 복원된 육식공룡알 둥지는 한반도 육식공룡 실체를 밝혀내는 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허민 “몽골처럼 세계적 공룡 화석지될 것”

 

2009년 전남 신안군 압해도에서 발견된 대형 육식공룡의 알둥지. 천연기념물 제 535호로 지정돼 있으며, 목포자연사박물관에서 전시되고 있다.

김보성 목포자연사박물관 연구팀장이 지난 19일 초식공룡알을 추가로 발견한 전남 신안군 압해도 해안에서 13년 전 발견된 육식공룡알과의 연관성 및 추가 연구에 대한 가치 등을 설명하고 있다. 

앞서 육식공룡알을 발견한 한국공룡연구센터와 목포자연사박물관 측은 압해도 인근에 대한 추가 연구의 가치가 높은 것으로 본다. 공룡시대 종의 다양성과 육식·초식공룡 간 산란지 생태, 공룡뼈 화석과 공룡알과 연관성 등을 규명할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어서다.  

 “압해도 일대에 대한 추가 조사가 이뤄지면 백악기 후기의 생태 환경을 규명하는 중요한 단서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며 “기존에 발견된 육식공룡의 알둥지와 초식공룡알과의 관계 규명 또한 가치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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