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기
1821년부터 유럽의 과학자들은 현존하는 빙하로부터 매우 멀리 떨어져 있는 지역에서도 빙하작용의 특징적인 구조들이 나타남을 발견하기 시작하였다. 그들은 빙하가 한때는 광범한 지역을 덮었다는, 그 당시로는 무척 놀라운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폭 넓은 반향을 일으킨 빙하기의 개념은 스위스의 과학자인 루이 아거시즈가 처음 제안하였으며, 그는 이 가설로 인해 상당한 명성을 얻었다. 많은 사람들이 처음에는 아거시즈의 생각을 황당무계한 것으로 간주하였으나, 여러 지질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서서히 그의 생각은 널리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오늘날, 빙하기의 연구를 통해 지구의 기후가 행성 규모로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는 극적인 증거를 찾게 되었고, 이러한 기후 변화에 대해 자연의 물질계와 생물계가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관한 실마리도 찾게 되었다. 또한 빙하기의 연구는 빙하의 행동에 관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해 주며, 지각과 상부 맨틀에서 일어나는 기본적인 물리 작용의 이해도 도와주고 있다.
-빙하기의 빙하
지구가 신생대 후기의 빙하기로 들어섬에 따라 지구의 기후는 수천만년 동안 서서히 한랭화 되어 왔다. 지난 수 백 만년동안, 지구는 장기적으로 한랭화하는 추세 속에 여러 차례의 빙하기와 간빙기의 순환을 겪었다. 우리는 현재 이러한 순환의 가장 따듯한 시기에 살고 있으며, 미래의 수 천 년 동안 절정을 이룰 다음번의 빙하기를 향해 피할 수 없는 내리막길을 내려가려는 찰나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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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2.31 북반구의 대륙빙 : 최후의 빙하기 동안에 덮혀 있던 북반구의 지역들. 화살표들은 빙하의 대략적인 이동방향을 보여주고 있다. 해안선은 해수면의 고도가 현재보다 적어도 100m이상 낮았던 당시의 해안선으로 표시되었다. 북극해를 덮고 있는 해빙은 남쪽으로 대서양까지 연장된다. |
플라이스토세 말기였던 3만 여년 전, 캐나다 동부를 덮고 있던 광대한 대륙빙이 미국과 록키산맥을 향해 남쪽으로 확장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고원 지대에서 유래한 또 다른 거대한 대륙빙이 북서부 유럽을 가로지르며 남쪽으로 확장하여 지형을 덮어 버렸다(그림12.31).
또 다른 거대한 대륙빙들이 지금은 북극해의 얕은 바닷물에 잠겨버린 북아메리카와 유라시아 대륙의 북극해 지역과 캐나다 서부의 산맥 지역에서 성장하였다. 그린랜드와 남극 대륙의 대륙빙도 확장하여 해수면의 하강으로 노출된 주변의 대륙붕 위로 전진하였다. 빙하는 또한 알프스 산맥, 안데스 산맥, 히말랴아 산맥, 록키 산맥, 그리고 그 밖의 무수한 작은 산맥들과 모든 위도에 흩어져 있는 높은 봉우리들에 발달하였다.
전 지구적으로 봤을 때, 빙하 작용이 이러난 지역의 총 면적은 지구상의 전체 대륙 면적의 29%에 해당하는 4천 4백만 km2 나 되었다. 이에 비해 오늘날에는 육지의 10%가량만이 빙하 얼음에 덮여 있으며, 이 중 84%는 남극 지역에 놓여 있다.
-배수계의 전환과 빙하 호수
대륙빙이 대륙 위로 성장함에 따라 주요 하천계의 교란이 초래되었다. 북아메리카에서는 플라이스토세의 대륙빙이 반복적으로 하천계를 침범하여 미주리 강과 오하이오 강은 빙하 가장자리의 새로운 유로로 밀려났다. 빙하가 빙하 이전의 배수 경로를 막았을 때는 물이 고여 빙하 호수가 형성되었다. 확장하던 대륙빙의 가장자리에 형성된 거대한 빙하 호수들은 빙하가 후퇴함에 따라 위치와 크기가 변하였다. 아시아 북부의 시베리아 서부에서도 남쪽으로 확장하는 빙하가 북쪽으로 흐르는 하천의 경로를 막아 배수계가 교란됨으로서 커다란 빙하 호수들이 생겼다.
-해수면의 하강
육지에 커다란 빙하가 생기려면, 빙하를 생성하고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습기가 바다로부터 공급되어야 한다. 결과적으로, 육지 얼음의 부피에 비례하여 해수면은 하강한다. 최후의 빙하기 동안, 해수면은 전 세계적으로 최소한 100m 가량 하강하였고, 이로 인해 얕은 수심의 대륙붕이 대부분 노출되어 육지가 되었다. 그 당시에 뉴욕 남쪽의 미국의 대서양 연안은 현재의 위치보다 150km 나 동쪽에 위치하였다. 이와 동시에 해수면의 하강으로 영국과 프랑스가 현재의 영구 해협을 따라 연결되어 있었고, 북아메리카와 아시아는 현재의 베링 해협을 따라 하나의 땅덩이를 형성하였다(그림12.31). 이러한 육지의 연결로 인해 동식물과 사람들이 현재는 바다에 의해 분리되어 있는 유지 사이를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었다.
-지각의 변형
육중한 대륙빙의 무게는 작용을 통해 지구의 지각을 침하시켰다. 빙하(0.9g/cm3)는 지각(약2.7g/)에 비해 밀도가 1/3이므로, 3km 두께의 대륙빙은 지각을 1km가량 침하시킬 수 있다. 2만년 전 광대한 로렌타이드 대륙빙(그림12.31)의 중심에 놓여 있던 캐나다의 허드슨 만은 얼음의 하중이 제거되며 암석권과 연약권이 이에 반응함에 따라 현재까지도 상승하고 있다. 빙하학적-지질학적 증거를 이용하여 우리는 수천년 동안 지각이 상승한 속도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다. 이러한 측정치는 암석권과 연약권이 하중의 변화에 대해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관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해 준다.
-더 오래 전의 빙하작용
최근까지도 지구가 플라이스토세 동안 네 차례의 빙하기만을 겪은 것으로 생각해 왔다 .이러한 생각은 대륙빙과 산지 빙하 퇴적층을 연구한 결과에 바탕을 둔 것이며 알프스 산맥에 대한 초기 연구에 뿌리를 두고 있다. 지질학자들은 알프스 산맥에서 빙퇴석과 융빙 유수 단구를 관찰하고 이를 플라이스토세에 있었던 네 차례의 빙하작용의 증거로 해석하였다. 하지만 심해 퇴적층의 연구를 통해 빙하작용이 수도 없이 여러 차례 일어났으며, 이중 가장 최근의 것이 육지에 널리 분포하는 가장 젊은 빙하 표류층과 방사성 탄소 연대가 같다는 것이 밝혀진 이후 전통적인 견해는 바뀌게 되었다. 심해 퇴적층을 고지자기로 연대 측정한 결과 지난 80만년동안 빙하기-간빙기의 교차가 평균적으로 10만년마다 있었음이 밝혀졌다. 플라이스토세 전 기간을 통해서는 과거에 생각했듯이 네 차례가 아니라 스무 번 이상의 빙하기가 기록되어 있었다. 지질학자들은 이제 육지의 빙하 기록이 불완전하며 수많은 부정합에 의해 잘려 있는 반면, 심해의 여러 지역에는 지속적인 퇴적작용으로 온전한 기록이 남아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해저의 증거
심해 퇴적물은 빙하기 및 간빙기의 주기에 관해 우리가 갖고 있는 최상의 증거를 제공해 준다. 해저 퇴적물에 포함된 생물 기원 성분을 코어 아래쪽으로 가며 분석해 보면, 표층 해수에 살고 있던 동물 및 식물 플랑크톤의 조성이 따뜻한 간빙기의 형태에서 한랭한 빙하기의 형태로, 그리고 또다시 따뜻한 간빙기의 형태로 계속하여 변화함을 알 수 있다. 코어내의 탄산염질 연니에서 동위원소 18O 대 16O의 비율을 층별로 측정하여도 비슷한 모양의 변화가 관찰된다. 플라이스토세 해성 퇴적물의 18O/16O의 변화는 주로 지구상에 존재하는 얼음의 부피 변화를 나타내는 것으로 생각된다. 바다에서 증발한 물이 육지에 내려 빙하를 형성할 때, 가벼운 동위원소인 16O을 포함한 물이 무거운 18O을 포함하는 물보다 더 쉽게 증발한다. 결과적으로 플라이스토세의 빙하는 가벼운 동위원소를 더 많이 포함하며, 바닷물은 무거운 동위원소가 농축된다. 따라서 해저 퇴적물에서 얻어진 동위원소 곡선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얼음의 부피 변화를 연속적으로 기록한 것이 된다(그림12.32). 빙하는 기후 변화에 따라 증감하기 때문에, 동위원소 곡선은 행성 규모의 기후 변화를 일반화하여 보여준다.
-플라이스토세 이전의 빙하작용
표석점토암과 빙하 세선이 발달한 암석 표면에 의해 확인되는 과거의 빙하작용은 제4기 이전의 지질 시대에서도 알려져 있다. 가장 오래된 빙하작용의 기록은 원생대 초기의 23억년 전 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또 다른 빙하기의 증거는 후기 원생대, 초기 고생대, 그리고 후기 고생대의 암석에서 발견된다. 후기 고생대 때는 50회가 넘는 빙하작용이 일어났던 것으로 믿어진다.
-소빙하기
16세기 및 17세기경의 고문서, 석판화, 그리고 알프스 계곡을 그린 그림들은 빙하가 조그만 산간 마을까지 전진하여 인간이 기억하는 어떤 때보다 빙하가 성장하였음을 보여준다. 이와 유사한 빙하의 전진이 세계의 다른 지역에서도 일어났으며, 대부분의 경우 1만년 전의 초후 빙하기 이후 빙하가 가장 크게 확장하였다. 13세기 중반에 시작하여 19세기 중반까지 지속된 최근의 한랭기 동안 고산 빙하는 전 세계적으로 확장하였다. 소빙하기로 알려진 이 기간은 빙하가 짧은 기간에 걸쳐 확장했던 기간으로, 주기가 더 긴 빙하기-간빙기의 순환에 중첩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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