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란코비치의 이해
지구의 공전 궤도와 자전축 기울기의 느리고도 주기적인 변화가 빙하기 및 간빙기 규모의 기후 변화와 관련되어 있다는 개념은 일반적으로 밀란코비치의 이론이라고 언급된다. 세가지의 운동이 이에 관련되어 있다.
첫째, 현재 북극성을 향해 있는 지구의 자전축이 흔들리는 팽이와 같이 요동을 하고 있다. (그림 B12.4A) 이런 요동으로 인해 자전축은 공간상에 원뿔을 그리며 26,000년을 주기로 회전하고 있다. 우리가 지구를 북극 위에서 내려다 본다면, 이 운동은 반시계 방향을 가진다. 동시에 타원형인 지구공전 궤도의 축도 회전하는데, 반대 방향으로 훨씬 느리게 회전한다. 이 두가지 운동에 의해 공전 궤도의 네 가지 주요지점(춘분점, 추분점, 동지점 및 하지점)이 지속적으로 이동하게 된다. 춘추분점이 공전 궤도를 따라 서서히 이동하여[분점의 세차 운동 (precession of the equinoxes)이라 불림], 약 23,000년 만에 궤도를 한 바퀴 돌게 된다.
둘째, 현재 23.5° 기울어져 있는 자전축의 기울기(tilt)는 41,000년을 주기로 1.5°씩 양쪽으로 변동한다.
마지막으로, 타원의 둥근 정도를 나타내는 공전 궤도의 이심률(eccentricity)은 100,000년과 400,000년을 주기로 변화한다. 약 50,000년 전, 지구의 공전 궤도는 10,000년 전보다 더 둥글었다. (이심률이 작았음) (그림 B12.4C)
공전 궤도와 자전축 기울기의 느리지만 예측 가능한 변화로 인해 어느 주어진 계절에 지구 표면의 임의의 지점에 도달하는 복사 에너지의 양은 장기적으로 10%까지도 변화한다. 이러한 변동은 고위도 지방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이상의 세 가지 변수를 조합하면, 과거의 어는 시점에서 특정한 위도에 복사된 에너지의 양을 나타내는 곡선을 얻을 수 있다. (그림 B12.5). 이런 천문학적 변수들이 예측 가능하므로, 밀란코비치 이론을 이용하여 복사 에너지 곡선을 미래로 외삽하고, 미래의 빙하기와 간빙기가 나타날 때를 예측할 수 있다.
그림 B12.4 궤도의 모양 지구의 공전궤도와 자전축의 모양. A. 세차운동(precession). 지구의 자전축은 흔들리는 팽이와 같이 요동하며 26,000년마다 한 바퀴씩 회전한다. 타원형의 지구 공전 궤도의 축 역시 회전하고 있는데 속도는 훨씬 느리며 회전 방향은 반대이다. 이 두 가지 운동이 합쳐져 춘-추분점이 23,000년을 주기로 공전 궤도를 따라 이동 또는 세차운동을 한다. |
그림 B12.4 궤도의 모양 지구의 공전궤도와 자전축의 모양. B. 자전축의 기울기(tilt). 현재 23.5° 가량인 자전축의 기울기는 21.5°에서 24.5°까지 변화하며, 변화 주기는 41,000년이다. 자전축의 기울기가 증가하면 북반구와 남반구 모두 여름과 겨울에 받는 태양 복사량의 차이가 커진다. C. 이심률(eccentricity). 지구의 공전 궤도는 태양을 초점으로 가진 타원형이다. 공전 궤도의 형태는 거의 둥근 모양(낮은 이심률)에서 타원 모양(높은 이심룰)으로 100,000년 및 400,000년의 주기를 가지고 변화한다. 이심률이 커지면, 지구가 공전궤도 상에서 태양에 가장 가까운 지점에 와 있을 때, 태양을 향해 기울어진 반구의 고위도 지방이 받게 되는 복사에너지의 계절적 변동이 더욱 심해진다. |
그림 B12.5 궤도 변화 지난 800,000년 동안 공전 궤도의 이심률, 자전축의 기울기, 그리고 세차 운동의 변화를 보여주는 곡선들. 이러한 요인들을 종합하여 지구의 특정 위도가 받는 복사량의 변화를 시간의 함수로 구할 수 있다. |
대기 조성
천체 운동과 관련된 요인들이 빙하기와 간빙기의 교차 시기를 설명해 줄 수는 있지만, 지구 표면에 도달하는 태양 복사량의 변동이 너무 작아, 지질학적 및 생물학적 증거에 의해 시사되는 4 내지 10℃의 전지구적인 평균 온도 변화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그래서 우리는 또 다른 요인들도 관련되어 있다고 결론 내릴 수밖에 없다. 어쩌면 궤도 변화에 기인한 미세한 온도 감소가 제4기의 거대한 대륙빙을 생성시키고 유지시킬 수 있도록 충분히 큰 온도 변화로 변환되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어떻게 이런 변환이 이루어지는지 아직 알지 못하지만, 대기의 화학 조성과 먼지의 양, 그리고 지구 표면의 반사도와 같은 요인들의 변화가 관련되어 있을 것으로 본다.
현재 남극과 그린랜드에 있는 대륙빙의 얼음 내에 포함된 기포는 과거의 지구 대기의 시료들이다. 최후의 빙하기중에 기포 속에 갇힌 공기의 화학 조성을 연구한 결과, 빙하기의 대기가 현재의 대기보다 이산화탄소와 메탄을 적게 포함하고 있었다. (그림 12.34) 이 두가지 기체는 중요한 “온실” 기체들이다. (제19장) 이들의 대기 중 농도가 높으면, 지구표면에서 방출되는 복사 에너지가 외계로 방출되지 못하고 대기중에 흡수 된다. 결과적으로 하부대기가 가열되고 지구의 기후는 더워진다. 이 기체의 농도가 빙하기 때처럼 낮으면, 지구 표면의 기온은 낮아진다. 계산에 따르면 빙하기의 온도 하강의 절반 가량이 이 두 가지 중요한 기체의 낮은 농도로 설명이 된다. 따라서 온실 기체들은 과거의 전지구적 온도 변화의 크기(magnitude)를 설명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기체들의 농도가 빙하기 중에 감소하는 현상이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무엇이 이 기체들의 농도 감소를 유발하는지는 아직 알려져 있지 않다.
얼음 코어의 연구는 대기 중에 포함된 먼지의 양이 빙하기 동안에 비정상적으로 높았음을 보여준다. 이 먼지들은 융빙 유수 퇴적층과 건조한 사막을 가로지르며 부는 강한 바람에 의해 발생했다. 너무 많은 먼지가 대기 중으로 공급되어 하늘은 거의 항상 뿌옇게 보였을 것이다. 대기 중의 미세한 먼지들은 지구로 들어오는 복사 광선을 다시 우주로 산란시켜 지구 표면을 한층 더 냉각시켰을 것이다.
지구가 빙하기로 들어서면 육지의 상당 부분이 점차 눈과 빙하 얼음에 덮이게 된다. 반사도가 매우 높은 눈과 얼음의 표면은 지구로 들어오는 복사 광선을 우주로 반사시켜 하부 대기를 더욱 냉각시킨다. 온실 기체의 농도 감소와 대기 중 먼지의 증가와 함께, 이 부가적인 냉각 작용은 빙하의 확장을 도왔을 것이다.
그림 12.34 대기의 조성 변화 남극 보스톡 기지에서 시추된 심부 얼음 코어에서 채취한 시료 내의 산소 동위원소비에 대한 이산화탄소와 메탄의 농도 변화를 기온 변화와 비교한 곡선들. 이 온실 가스의 농도는 최후의 간빙기 초에는 간빙기인 지금과 마찬가지로 높은 값을 보인다. 하지만 빙하기 때는 낮은 값을 보인다. 이 곡선들은 이 온실 가스들이 간빙기의 따뜻한 기후와 빙하기의 추운 기후를 만드는데 기여한다는 가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
태양의 변화, 화산 활동, 그리고 소빙하기
수세기나 수십년에 걸친 기후 변동은 소빙하기나 이와 유사한 빙하의 확장기를 초래한다. 하지만, 이러한 변동은 대륙의 이동이나 지구 궤도의 변동으로 설명하기에는 주기가 너무 짧아 또 다른 설명이 필요하다. 두 가지 설명이 특별한 관심을 끌어 왔다.
소빙하기와 같은 빙하사건의 원인과 관련된 한가지 가설은 태양의 에너지 방출량이 시간에 따라 변동한다는 개볌에 기초를 두고 있다. 이 생각은 몇가지 다른 시간 규모로 일어나는 기후 변동을 설명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호소력이 있다. 하지만, 일기 변화와 태양 표면에 나타나는 흑점 수의 주기적인 변동 사이의 관련성이 제안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태양의 변화가 소빙하기와 같은 규모의 기후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확실한 증거가 없다.
대규모의 폭발적인 화산 분출은 엄청난 양의 화산재를 대기중으로 방출하여 지구를 감싸고 도는 미세한 먼지의 장막을 형성할 수 있다. 다른 종류의 먼지와 마찬가지로, 미세한 화산재 입자는 지구로 들어오는 태양 복사 광선을 산란시켜 지구 표면을 약간이나마 냉각시킬 수 있다. 화산재는 일반적으로 몇 달 또는 일년 이내의 짧은 기간 안에 떨어지지만, 화산 분출에 의해 방출된 SO2 기체와 수증기가 반응하여 생긴 미세한 황산 방울들은 태양 광선을 산란시키며 몇 년 동안이나 상층 대기에 머무를 수 있다. 대규모 분출 시, 대기중의 화산재와 기체들은 지구 표면의 기온을 0.5~1.0℃ 가량 낮출 수 있으며, 이는 빙하의 질량수지에 영향을 주기에 충분하다. 지난 수세기 동안, 빙하가 전진한 기간과 지속적으로 화산 활동이 일어난 기간이 일치하고 있어, 화산 분출이 10년여의 시간 규모를 가지는 기후 변화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가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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